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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하주차장 생존자 2명..기적같은 일

출산장려금 2022. 9. 7.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이 한마디에 차량을 옮기러 갔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차올라버린 물 때문에 지하주차장에 갇혀버리고 모두 사망했을 것이라는 상황 속에서 2명이나 생존자가 발생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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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하주차장에서 구해지는 생존자

 

안내방송 한마디에 시작된 비극

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당일인 6일 새벽 4시에 아파트 관리소장 A 씨는 출근 후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102동 유치원 놀이터 쪽에 주차된 차량은 이동해주십시오. 지하주차장은 괜찮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었습니다. 새벽에 출근을 한 관리소장은 폭우 속에서도 아파트 순찰을 했고, 순찰 도중 태풍이 상륙하면서 내리는 비가 더 거세지자,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관리소장은 다시 방송을 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도 물이 찰 수 있으니, 차량을 지상으로 옮겨주시기 바랍니다.」 이때 시간이 새벽 5시 20분쯤이었다고 합니다.

 

기존보다 아주 강한 태풍이 온다고는 했지만 대부분은 잠들어 있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안내방송을 들은 입주민중 일부는 혹시나 하는 걱정을 가지고 차량을  빼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때 방송을 마친 관리소장 A 씨는 시설과장, 경비원, 입주자 대표 등과 함께 비를 맞으며 차량통제를 지원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불과 약 20~30분 사이에, 아파트 정문과 약 15미터 거리에 있던 하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시장에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를 통해 추정해보면 지하주차장이 완전히 침수되기까지 약 7~8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비극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서도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고, 비극의 문턱까지 갔다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량을 빼내신 분의 이야기로는 자신이 차를 빼내고 약 3분 정도 시간만에 지하 주차장의 물이 가득 차버렸다고 합니다. 정말 몇 초만 늦게 움직였다면, 엘리베이터를 조금만 더 오래 기다렸다면,  신발을 신는데 몇 초가 더 걸렸더라면, 정말 짧은 시간의 차이로 이 분은 지하주차장에 갇히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포항-침수아파트-생존자를-수색하는-119-구조대원들
실종자 수색을 하는 119구 대원들

 

생존자 수색을 위해 119 구급대원부터 군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수색을 시작했고,  12시간이 지나서 39살 전 모 씨와 51살 김 모 씨가 구조됐습니다. 에어포켓을 찾으셔서 긴 시간을 버티고 버티셨다고 하셨습니다. 가족들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니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하시는 이야기는 진짜 눈물이 났습니다. 가장의 힘은 진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꼭 생존해 계시면 좋을 텐데, 남은 가족들이 얼마나 애가 탈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이네요.

포항-침수아파트-생존자-관련-뉴스보도-장면
뉴스 보도 장면

 

끝없이 이어질 책임 논란과 절대 끝나지 않을 상처

해당 사건이 이후 언론은 당연히 해당 사건을 집중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관리소장의 안내방송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벽 4시에 출근해 그 폭우 속에서도 입주민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순찰을 돌고 2자례나 방송을 한 모습이나, 비를 맞으며 태풍 속에서 차량 통제에 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관리소장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신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과 판단이 옳았느냐,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한 논란은 끝없이 이어질 듯합니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결론과는 상관없이, 관리소장 A 씨는 한 인간으로서 평생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사망자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괴로운 마음속에 현재 있을지, 너무나 안타깝네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관리소장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 테고, 태풍은 매년 올라올 텐데 그때마다 이번 일을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을 텐데 말이죠.

 

사망한 가족들 역시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남았을 테죠.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그 새벽 시간을 상상해보면 차를 빼러 나간다는 내 가족을 왜 말리지 못했을까. 왜 붙잡지 못했을까 하는 죄책감속에서 평생 살아가야 할 텐데요.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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